연변대학 '비교문학과 세계문학' 석사이자 한국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 석사, 10년 차 교육자로서의 여정을 이어가는 퍄오구이링(박계령)은 지난해 자신에게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10년 간 몸담았던 모 예술교육기관의 시타캠퍼스가 문을 닫던 날,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는 그녀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예술적 소양과 한국어 능력, 1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신뢰, 한국 숭실대학교에서 다져진 언어적 토대가 프리랜서로의 도전을 선택하게 한 힘이었다.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 삶과 일의 밸런스를 맞추며 오히려 삶이 더욱 유연해 졌다는 그녀다. 매일 아침 7시30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며 하루를 시작하고, 화요일 오후에는 ‘시타 지역 독서 모임'에 참여해 지식을 넓히고 교류의 시간도 가진다. 목요일 저녁이면 직접 창단한 ‘라온무용단’에서 연습을 이어가고, 매일 밤 7시에는 개인 지도, 소그룹 한국어 수업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큰 교육기관의 안정성은 잃었지만, 진정한 '교육의 자유'를 찾았어요." 2024 선양한국주의 중한 문화 교류 행사에서 사회자로 활약하며 한국 측 참가자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었고, 한국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일상 속 한국어 수업에서는 아이들에게 언어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 예절, 전통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양국 간 우호적인 이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나름 노력 중이다.
앞으로의 꿈은 더 크다. 랴오닝 선양의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의 어린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구상 중이며, 어린이 대상 '중한 문화 체험 박람회'를 기획해 전통 놀이부터 동화 구연 대회까지 아이들이 즐기며 배우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시타와 함께 해온 그녀는 이 곳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시타의 골목마다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그녀다. 시타가 '중한 우정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전통 시장에서 현대적인 갤러리까지 다채로운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피어나는 장소가 되길, 그리고 가르치는 아이들이 커서 이 거리에서 한국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램을 품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시타에서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