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링, 조용히 뜨겁게 中·韓 문화 교류에 한몫
七月 09,2024

얼마 전 루쉰미술학원(魯迅美術學院)과 한국 중앙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중한 대학교 사진 작품 교류전’이 막을 내렸다. 두 대학 사생들의 개성과 감각이 가득 담긴 작품들은 다채로운 삶 그리고 생명, 자연, 도시 및 문화를 각색해 내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교류전의 큐레이터인 정진링(鄭金玲·34) 루쉰미술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온 마음을 다해 정성스레 준비했던 전시가 끝나면 때로는 섭섭하고, 또 때로는 허무한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하나의 전시가 남기는 것들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젊은 나이에 벌써 선양 지역의 대표적 중한 예술전 큐레이터로 자리잡은 그녀다.

정진링에게 있어 큐레이터라는 또 다른 신분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었다. 워낙 전시 기획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본과 단계에 루쉰미술학원 ‘문화 전파와 관리’ 전공을 지망했고 졸업한 후 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무엇보다 예술적 분위기가 좋고 관련 전공 또한 탄탄한 한국 홍익대학교에서 예술이론 전공 석·박사 과정을 밟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대학 본과부터 박사 졸업까지의 11년이란 준비 과정을 거쳐 현재의 감각적인 큐레이터로 거듭났다.

 

한국 유학 기간 다양한 전시 기획에 참여하면서 나름대로의 커리어와 인맥을 쌓아나갔던 경력이 그녀의 성장에 큰 도움이 아닐 수 없었다. <LEE BUL -아침의 노래 III>(프랑스 파리, 팔레 드 도쿄, 2015년), <brilliant memories>(중국 베이징, 현대모터스튜디오, 2015년), <아리랑 랩소디>(한국 제주도, 제주현대미술관, 2016년), <WHERE IS MY HOME?>(한국 서울, 예술의 전당, 2019년) 등 영향력 있는 예술전에는 모두 그녀의 성장 기록이 담겨 있었다.

충분한 준비 끝에 한국 예술사이트인 네오룩의 후원을 받아 첫 작품으로 내놓은 한중 청년 예술인 교류전 ‘GONGXI GONGXI’(한국 서울, VOSTOK, 2018년) 역시 초보 큐레이터 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양국 청년 예술인들의 극찬을 자아냈다. “전시를 통해 서로의 희로애락, 동고동락의 추억을 공유하는 한편 소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가능성도 모색했다”고 소개하는 그녀는 애초부터 임무 완성식의 ‘일회용’ 예술전이 아닌 영향력을 오래오래 끼칠 수 있는 ‘한 단계 업’된 예술전을 만드는 데 착안했다.

 

그렇게 2020년에 박사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정진링은 모교의 예술경영학과에 취직했고 큐레이터로서의 중국 데뷔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년 뒤인 2021년, ‘도시도감’ 중한 문화예술 교류전 기획안을 완성한 그녀는 랴오닝동북아경제문화촉진회와 재선양한국인(상)회 그리고 중한 양국 정부측의 도움으로 선양한국주간을 계기로 이색적이고도 뜻깊은 데뷔전을 치렀다. 해당 전시는 예술적인 시각으로 중한 양국의 도시 발전을 담아냈다. 또한 중한 예술인들의 개인 시점으로 바라보는 도시 기억 그리고 도시 문화에 대한 사고도 전시를 통해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녀는 “학교에 그리고 사회적으로 큐레이터 정진링을 알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기회었다”고 회고했다.

그 후로도 그녀는 큐레이터의 남다른 통찰력과 신선한 시각, 넘치는 센스로 ‘중한 대학교 사진 작품 교류전’, ‘중한 청년 영상 초대전’ 등 다양한 중한 교류전을 기획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지금껏 그녀가 기획하거나 참여한 전시만 30회 이상에 달한다.

 

이 뿐만 아니라 ‘문화 트렌드 2023’ 도서 편찬에 참가해 한국 독자들에게 중국을 소개하고, 국제적 학술 회의에 논문을 제출해 중국 이미지 홍보에 앞장서고, 중한 예술전을 통해 루쉰미술학원과 한국 대학교 간의 상시화 교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한국 예술가들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탄탄한 경력과 인맥으로 중한 문화 예술 교류에 조용히 그리고 뜨겁게 자신의 지혜와 힘을 기여하고 있는 정진링이다.

 

“기획자로서 전시 후 남은 것들은 함께 했던 사람들이고 회자했던 리뷰이며 아쉬웠던 부분들로 다음의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는 마음가짐이다”고 말하는 정진링은 “전시 크레디트 한 줄로 남는 이름에는 준비 과정 동안 축적된 값진 경험과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기억이 녹아있어 마음에 더욱 오래 새겨진다”고 소견을 전했다.

자신 만의 무드가 가득 담긴 아트 공간이 생기는 것이 작은 목표라는 그녀는 향후 자신의 힘이 닿는 데로 한국 예술가들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루쉰미술학원 졸업생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전시, 기획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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